충무로 마녀와 공존하는 명동의 옹녀


어쨌든 여고 삼년의 수확의 총결산인 학력고사가 끝났으니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어른들의 흉내 내기에 바쁘고 대학생이 되면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가슴에 가득하여 나름대로 부푼 희망의 끈을 붙잡고 이삼일이 멀다 하고 술 마시고 그다음 외박이 기본이고 필수가 되어 한 달여가 흘러갔다.
집에서는 보수성 짙은 아버지의 완고한 사고와 가정경영철학에 거의가 군대식으로 철두철미한 귀가시간과 모든 일에 허락을 받아야 했으나 확실한 가정규율을 어기고 무시해버리면서 생활하는 모습을 이제는 체념한 듯 아버지도 별다른 말씀이 없으심과 함께 이제는 성인으로 인정해 버리는 것이 아니고 속수무책이 되어 버린 것이다.
오늘은 고사 성적이 발표되는 마지막 기로의 날이다. 평소의 실력으로 봐서 크게 기대하지는 않아도 부모가 자식을 바라보는 마음은 누구를 막론하고 잘 하기를 바랄 것이다.
이미 오래 전에 체념과 포기로 일관해버린 껌례 자신의 능력이 결국은 발표가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대로 점수가 228점이 나왔다. 참으로 내 자신의 점수고 결산이지만 황당할 뿐이고 사후 대책이 서지를 안했다.
228점으로 어느 대학을 가야 할지 가기는 가야 하는데 막막함이 가슴 깊이 다가오고 있으나 스스로의 결과이니 인정하고 수긍해야 할뿐이다.

몽돌이를 만나서 물어보니 몽돌이 또한 231점이 나왔다고 한다. 그 점수로는 가능하고 마땅한 대학이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껌례와 몽돌이는 의기투합하여 오늘은 일찍 집으로 들어가서 대책을 세우고 일단은 야단을 맞을 각오를 하고 헤어졌다.
늦은 시간에 회사에서 귀가 하신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다. 드디어 불벼락이 떨어질 시간이 왔구나 싶은 마음으로 가슴 조리는데 한참 있다가 저녁을 드시고 아버지가 부르신다.
“껌례야?”
“예.”
“228점이면 어느 대학을 가야 하는지 생각해 보았느냐? 참으로 답답하고 기가 찰 노릇이다.”
아버지는 우수한 두뇌와 훌륭한 생각의 소유자로 중견기업 간부로 일하고 있지만 자식에 대한 일만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껌례는 고개를 떨어트린 채 한참을 있다가 말을 꺼낸다.
“S대나 D대를 지원하려 하는데 상담선생님과 의논해 봐야 겠어요. 갈 수 있을 거예요.”
“그럼 학교 선생님과 상담 해 보고 결정 하거라.”
아버지는 나름대로의 아쉬움에 속이 타면서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 아닌가 하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자신의 딸이지만 어릴 적에는 믿고 잘 따라 주었지만 언젠가 부터는 엇나가기 시작하면서 많은 고통을 안고 지내면서 더 이상 잘못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엄청나게 절제하면서 말을 아낀다.
낮에 만나서 몽돌이와는 같은 학교를 지원하기로 했기에 껌례는 어딘지 모르게 몽돌이에게 의지하려는 생각보다는 위안이 되고 있었다.

그리하여 이곳저곳 대학의 정보를 수집한답시고 몽돌이와는 거의 같이 생활하며 여기 저기 쫓아 다녔다.
참으로 우리 두 사람의 실력으로는 가 볼만한 대학이 거의 없고 문턱이 높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후회해도 소용없고 최선책을 찾아야 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아버지의 강력한 고집으로 재수라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어쨌든 대학이라는 고리를 끼워 놓는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SS대학에 원서를 내고 맘에 내키지 않는 하교이지만 마지막 돌파구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었는데 간신히 응시에 붙어서 대학생이라는 타이틀을 목에 걸었다.
몽돌이 역시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지망하여 같이 입학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름대로 꽃피는 삼월초가 되고 보니 여기저기서 입학식을 한다고 야단법석들이며 소란했으나 너무나도 앞날의 결과가 보이는 듯해서 몽돌이와 학교는 뒷전에 놓고 날마다 햇병아리들의 사랑 놀음에 동물의 농장을 방불케 삼삼오오 모여서 카페로 술집으로 미팅이나 축하 파티다 명목상 분주한 날들로 가득하여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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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wclenick | 2007/06/16 06:32 | ☆ 소 설 ☆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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